[수미산정] 절집은 안녕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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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조회42회 작성일 24-04-18 17:39본문
코로나 펜데믹이 끝날 즈음
전쟁소식은 세계적인 에너지 파동과
금융위기 주가폭락 그리고
부동산 버블붕괴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위기들은 절집 운영의
위기로 이어진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범 종단적인
고민이 있어야 할 듯하다
절집은 안녕하신가요? 일상을 바꿔 놓은 코로나 펜데믹이 끝나 갈 즈음 정상적인 활동으로 회복이 되기 전에 동유럽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소식이 외신을 타고 들려온 지도 몇 개월이 지났다. 전쟁의 여파는 세계적인 에너지 파동과 금융위기, 주가폭락, 부동산 버블붕괴로 이어졌다.
전 세계는 금리인상과 환율인상으로 각국이 비상사태를 직면하고 있다. 영국 총리도 잘못된 정책으로 인하여 나라가 휘청하고 경제가 위기에 몰리는 상황으로 취임한 지 44일 만에 사퇴하는 최단명 총리라는 역사의 오명을 남겼을 정도로 이번 경제위기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이러한 경제 환경변화는 펜데믹의 상황에서 겨우 벗어나는가 하고 잔뜩 기대에 부풀었던 지구촌에 더 큰 시련을 안겨주고 있다. 달러가 부족한 후진국들은 언제 부도가 날지 모르는 상황이고, 선진국 문턱에 들어섰다고 뿌듯해하던 우리나라까지 늘어나는 외환수지 적자로 걱정들을 하고 있다.
자산이 축적되지 않은 중산층 이하 우리사회 허리에 해당하는 계층들의 몰락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사찰운영에 미칠 영향을 세밀하게 살펴야 하고 위기가 닥쳤을 때 사찰이 감당해야 할 여러 문제점들을 사전에 점검하는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흔히 ‘절 일은 절로 절로 된다’고들 말하지만 경험한 바에 의하면 절로 된 적은 없다. 전문가들의 연구와 준비목표 그리고 노력이라는 과정이 필요하다. 현대사회는 전통방식의 경제구조도 아니고 환경이 바뀌었듯이 사찰운영 방식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
수행자들도 복지욕구가 높아지고, 사찰운영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재가 직원들의 복지욕구도 많이 달라지고 있으며, 예전에는 승가법에 의하여 집행되던 여러 가지 형태의 보시금이 이제는 세속법의 틀 속으로 들어가 법적용을 받고 있다. 노동조합이 생겨나고 사대보험이 생겨나고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어 절집이라는 예외가 없는 시대가 되었다.
그런 반면 절집의 보시금 구조는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비단 절집뿐만 아니라 타종교도 역시 마찬가지라는 소식들이 들리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종교의 시대를 어둡게 보는 변화들이다. 지방대학의 소멸, 소아과 소멸, 산부인과 소멸, 지방소멸, 고령화 심화, 이런 단어들의 어감 자체가 꼭 떨어지는 쓸쓸한 가을을 연상케 한다.
코로나와 경제위기는 일시적 위기이나 저출산, 출가자감소, 대중의 인식의 변화, 문화의 변화는 돌이키기 어려운 위기이다. 이러한 위기들은 절집운영의 위기로 이어진다. 지방 절집들은 당장 겨울 기름값이 문제다.
몇 년 전부터 지방 절집들은 겨울이면 재무 스님들이 도망다니기 바빴다는 소식이 들려왔었는데 기름값이 오른 금년 겨울은 더욱 걱정스럽다. 고물가가 절집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얼마 전 지방 절집의 30% 정도가 공양주를 둘 수 없는 형편이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예산확보도 어렵고, 인력난에 절집 일의 기피현상도 감지된다.
외국인들이 그 자리를 채워왔으나 코로나 영향으로 그들이 돌아간 빈자리를 채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미 절집의 위기는 현실이 되었고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범 종단적인 고민이 있어야 할 듯하다.
이번에 종단에 새로운 집행부가 구성되었다. 새로운 집행부에 종도들이 걸고 있는 기대와 희망은 매우 크다. 절집의 위기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전 종도는 지켜볼 것이다. 실패를 두려워 말고 과감하게 제도개혁과 시대가 원하는 불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내시길 기대해 본다.
[불교신문 3740호/2022년11월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