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람의 향기

주지스님 법문

수행의 근본은 마음 낮추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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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조회104회 작성일 24-04-18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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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심(下心)

 

출가수행자나 재가수행자나 수행의 근본에 하심에 있다. 하심이란 마음을 낮추는 것을 의미한다. 말은 쉽지만 실천하기가 참으로 어려운 것이 하심이다. 하심 하나만 제대로 실천해도 보살이라 칭송을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법화경> ‘상불경 보살품’에 상불경보살은 이름그대로 항상 상대를 부처님같이 공경하는 뜻이 있다. <금강경>에도 가장 버려야 할 것으로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을 들고 있는데 그 첫째가 아상을 버리라고 설하고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비우고 낮추지 않고는 할 수가 없다.

누구나 말은 쉽지만 실천이 어려운 것이다. 중국 당나라 때 백낙천(호 거이, 향산거사, 772~846)은 당송팔대가에 꼽히는 문장가에 뛰어난 학문의 대가였다. 엄청난 독서를 하여 알음알이는 누구도 당할 자가 없었다. 그래서 교만하고 오만하기가 이루 말로 다 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시샘을 받고 좌천이 되고 우여곡절을 겪게 되었다. 한번은 지방 근무를 명받고 근무를 하던 중 도림선사라는 분이 도인이라는 말을 듣고 만나기로 하고 찾아갔다. 백낙천은 질문하기를 “부처님 가르침의 대의가 무엇입니까?” 하고 물으니 도림선사가 말씀하시길 “모든 죄를 짓지 말고 모든 착한 일을 받들어 행하라”고 말씀하신다.

백낙천은 실망하여 속으로는 ‘공연히 왔다’고 실망하고 “그 말은 세 살 먹은 아이도 다 아는 사실이 아니오?”하니 도림선사 말씀이 “세 살 먹은 아이는 다 알지만 팔 십 먹은 노인도 실천하기는 어려운 것입니다”하니 백낙천은 앞이 캄캄해지는 것을 느꼈다.

자신을 돌아보니 머리와 입으로는 수없는 성현의 글을 읽고 머리에 가득 담아 가지고 다니면서 오만하고 남을 무시하고 다녔지만 정작 실천은 하지 못했던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도림선사의 제자가 되었다고 한다.

말하긴 쉽지만 실천 어려워

하나만 실천해도 ‘보살’ 칭송

아무리 학문을 많이 하고 참선을 많이 하고 계율을 잘 지닌들 마음속에 아만과 독심이 가득하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수행자는 모름지기 자기의 마음을 살펴서 만심(慢心)을 경계해야 한다. 만심을 품은 사람은 자신만이 옳고 자신만이 바르다고 하고 타인은 무시하거나 능멸하게 된다.

만심을 잘못 가지게 되면 상대방이 어질고 훌륭한 덕성을 지닌 좋은 사람이라도 나쁜 사람으로 폄하하거나 자기만 못하다고 온갖 이유들을 갖다 붙이게 된다. 자신의 허물은 교묘히 감추고 남의 허물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하이에나처럼 공격하여 상처내고 할퀴고 결국 심한 경우는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만심을 일곱 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살펴보면 ① 만(慢): 자기보다 다른 이에게 우월감을 갖는 것을 말한다.

② 과만(過慢): 자신보다 뛰어난 상대방에게 지나치게 교만심을 내는 것을 말한다.

③ 만과만(慢過慢): 상대방이 나를 능가하는데도 반대로 자신이 상대방을 능가한다 하여 앞의 과만보다 더욱 교만을 부리는 것을 말한다.

④ 아만(我慢): 자신이 아는 것만 믿고 여타의 것을 부정하는 마음.

⑤ 증상만(增上慢): 깨닫지도 못하고서 깨달은양 행세하는 것.

⑥ 비하만(卑下慢): 절대평등의 성품을 모르고 스스로 비하하는 비굴한 마음.

⑦ 사만(邪慢): 사악한 행동을 하고도 자신을 스스로 높이면서 타인을 타박하는 것 등을 말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일곱가지 만심 중 한 가지라도 가지고 있으면 남이 먼저 알고 멀리하게 된다. 외롭고 쓸쓸한 사람은 자신을 잘 살펴 볼일이다. 잘나갈 때 만심이 가득하였거나 베풀지 않아서 그렇지 않을까? 자신을 잘 살펴서 만심을 버리고 하심을 잘하는 것이 수행의 기본이 아닐까.

[불교신문 2726호/ 6월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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