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람의 향기

주지스님 법문

부처님은 갈등을 어떻게 풀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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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조회38회 작성일 24-04-1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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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는 이해관계가 대립되거나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 세속에서는 세속법에 호소해 억울함을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승단에도 갈등과 대립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승단 밖 세속법에 호소하는 경우를 보아왔다. 작은 갈등이야 풀면 되지만 큰 갈등은 사회적 파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지금부터라도 이러한 문제들을 조기에 조정하고 수용해 갈 수 있는 방법을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서 알아보자.

부처님 당시에는 갈등이 생겼을 때 어떻게 해결하셨을까? ‘꼬삼비건도’라는 유명한 사건이 있다. 꼬삼비라는 곳에 있던 절 화장실에서 생긴 사건이 발단이 됐다. 물을 채우지 않은 사소한 사건이 큰 사건으로 변한 것이다. 물을 채워 두지 않은 스님파와 물을 채우지 않았다고 하는 스님파간에 큰 다툼이 생겼다.

사태의 심각성을 아신 부처님께서는 어느 편을 들어 주시지 않으시고 따로 불러 상대방 스님들의 판단을 믿고 따르고자하는 마음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양측은 말을 듣지 않고 서로 옳다고 주장하며 다툼이 계속되었다. 이를 전해들은 부처님은 부동주법을 설하신다. 양쪽 다 포살을 했다면 옳다고 인정하신 것이다. 부동주(不同住)란 도저히 화합할 수 없는 양쪽 집단의 다툼을 막기 위해 승단의 규칙과 승려의 기본원칙을 지킨다면 다른 면을 인정해주는 것을 말한다. 그후 길거리에서 만나면 다투고 싸우는 일이 생기곤 했는데 그 다툼이 부처님께 전해졌다. 부처님께서 타이르셨지만 스님들은 부처님은 나서지 말라고까지 하였다. 이때 부처님께서는 안타까워하시며 스님들의 어리석음을 나무라셨다. 그리고 마을을 떠나셨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꼬삼비 재가불자들은 남아있는 스님들께 인사는 물론 모든 보시를 끊어버렸다. 궁지에 몰린 스님들은 부처님을 찾아뵙고 가르침을 청했다. 그리고 물을 채우지 않았던 스님은 참회를 했으며 싸움의 종지부를 찍었다.

지금 우리는 다툼을 어떻게 풀고 있는가? 부처님은 스님들의 다툼을 부동주라는 방식으로 기묘하게 해결 하셨다. 지금 우리는 부처님 가르침대로 하고 있는가? 승단의 문제를 여법하게 풀고 있는가? 부처님도 인정하셨던 부동주의 가르침을 통해 시간과 순리에 따라 승단의 갈등을 풀어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불교신문3047호/2014년10월8일자]

 

 

보산스님 논설위원·고양 길상사 주지

출처 : 불교신문(http://www.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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