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람의 향기

주지스님 법문

종교위기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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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조회42회 작성일 24-04-1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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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한다”며 무상하다고 외치셨다. 그러한 외침이 2500년이 지난 지금, 그 변화속도는 과거 2000년보다 금세기 100년이 더 큰 변화를 가져왔다. 디지털시대에 접어들면서 더욱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과거 아날로그 시대에는 10가지 과정의 일들이 있었다면 지금은 한두 가지 정도로 축소되거나 사라졌다. 요즈음은 미래학이 인기가 있다. 그만큼 빨리 변해가는 미래에 대해서 지적 호기심도 있고 두려움도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인간의 창조적인 능력은 더디지만 하나하나 해결해 가리라고 믿는다.

많은 미래학자들은 미래에 인기 있을 직업군과 사라질 직업군을 예측해 내고 있는데 이러한 예측들이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지고 있다. 지금은 융합의 시대이다. 과거에는 수학이면 수학, 물리학이면 물리학 등 한분야만 잘해서 두각을 나타냈지만 지금은 다양한 분야를 두루 섭렵하여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연구가 늘어나고 있고 그러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럼 종교분야는 어떨까? 위기를 이야기 하는 분들이 많다. 실제로 기독교의 한 교파는 15만명이 줄었다는 통계가 발표된 경우가 있고 매년 사라지는 교회 숫자가 상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불교계는 이러한 통계조차 신뢰하기가 어려울 정도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종교도 위기의 시대를 맞이했다. 아니 문명의 변화의 시대를 맞이했다고 하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종교의 영역에 과학이 들어오고 심리학이 들어온다. 정신과 의학이 들어오고 사회과학이 들어오고 수많은 영역들이 들어오고 있다. 종교의 장벽이 허물어지면서 견고했던 믿음이라는 존재가 이제는 또 다른 형태의 믿음을 요구하고 있다.

불교의 영역인 마음의 문제에도 다양한 학문들이 접근해 있다. 뇌과학, 정신의학, 심리학, 철학 등 수많은 영역들이 연구를 하고 있다. 불교계는 그런 연구에 대비하고 있는가?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수용하고 오히려 선도해 갈 수 있는 건강성과 자질 그리고 능력이 있는지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종교의 위기는 이미 시작됐다. 연구하고 준비하지 않으면 종교의 생태계에서 불교는 설 자리를 잃고 다른 분야에 자리를 양보해야 할지도 모른다. 천도재나 기다리는 불교가 돼서는 미래에 희망이 없다.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노력들이 절실하지 않은지 돌아볼 일이다.

[불교신문3145호/2015년10월17일자]

 

보산스님 논설위원·고양 길상사 주지

출처 : 불교신문(http://www.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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