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한불교조계종 길상사주지 보산 현도 스님 "자리이타의 정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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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조회140회 작성일 24-04-18 17:20본문
최근 우리는 코로나19로 몇 년째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런 시기에 자리이타(自利利他)의 향기로운 삶을 말씀하시는 보산 스님을 만났다.
자리이타(自利利他)는 스스로 이롭고 남도 이롭게 한다는 뜻으로 소통이 단절되고, 경제가 어려워져 사람들의 삶이 위축되고 있는 요즘, 보산 스님의 정견(正見)은 혼탁한 삶속에서 죽비소리를 듣는 것 같다.
"일상이 어려울수록 주변을 돌아보는, 실천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정신을 맑게 하고 자비심(慈悲心)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훈련을 해야 한다. 이것이 자리이타의 정신이다"고 말하는 보산 스님.
옛말에 '콩 한쪽도 나눠먹는다'는 말이 있다. 목마른 사람에게 물 한 그릇 베푸는 보시, 배고픈 사람에게 밥 한 끼 베푸는 것만큼 큰 공덕이 있을까. 부처님이 지금까지도 존경을 받는 이유도 깨닫자마자 보리수나무에서 일어나 중생들 구제에 나섰다.
대승불교(大乘佛敎)는 중생구제를 목적으로 한다. 즉 불타는 집에 큰 수레를 끌고 들어가 많은 대중을 구제하는 큰 수레라는 의미에서 유래되었다.
실천불교를 강조하는 보산 스님은 "'자타일시성불도(自他一時成佛導), 나와 남이 일시에 불도를 이루어지다'는 뜻으로 더불어 함께하자는 의미를 특히 강조했다.
보산 스님의 길상사 불사는 1996년, 인도 성지순례에서 기원정사를 참배하고, 그 아름다움에 매료돼 한국에도 기원정사처럼 부처님 성지를 창건해야겠다는 결심에서 시작되었다. 이후 스님은 한국으로 돌아와 천일기도를 올리고 본격적으로 불사를 시작해 1996년 6월 일산 고봉산 자락에 길상사를 세웠다.
길상사의 향기로운 삶,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보산 스님은 10년이 넘도록 자장면, 피자, 떡볶이, 빵 등의 음식을 직접 만들어 군부대나 경찰서, 그리고 지역의 배고픈 이웃에게 골고루 나눔 봉사를 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무료급식이 중단되면서 급식을 기다리는 어린 아이들과 어르신들을 위해 보관하기 쉽고, 두 세끼 정도는 식사대용으로 먹을 수 있는 빵을 직접 만들자는 취지에서 매주 화요일이면 길상사 보산 주지스님과 길상사 신도들의 봉사단체인 길상사 대길상공덕회 회원들이 모여, 100여 개의 빵을 정성스레 만들어 힘든 이들에게 자비의 나눔을 하고 있다.
보산 스님은 고통 받는 대중들에게 다가가 음식을 나누고, 삶의 지혜가 담긴 자비실천의 행을 몸소 보이며, 인과(因果)로서의 불교를 이해하도록 하는 수행자의 삶을 모범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보산 스님은 "승가의 삶이라는 게 무소유를 실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빈손으로 태어나 빈손으로 출가하고 돌아갈 때도 빈손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자비실천에 두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고통 받는 사람들을 치유해 내는 것이 불교의 궁극적 이상"이라는 보산 스님은 건강한 사회 조성을 위해 최근에는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또 한 가지의 기도를 시작하셨다.
"배고픈 사람들에게는 밥이나 빵을 주면 되지만, 마음이 아픈 사람은 치유가 쉽지 않다. 그들을 위해 길상사가 치유의 도량이 되었으면 한다"며 기도를 시작했다는 보산 스님.
스님의 원력(願力)으로 길상사와 시절인연(時節因緣) 맺은 모든 이들의 기도가 부처님의 가피로 가득하길 마음을 모아본다.
고양=염정애 기자 yamja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