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람의 향기

주지스님 법문

부처님 가르침은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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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조회37회 작성일 24-04-18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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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는 평소 알고 지내던 스님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요즘 언론과 매스컴은 온통 교황 이야기뿐이라며, 너무 지나친 편파적 보도에 우려를 금치 못한다는 말이었다. 공영방송에서도 교황의 방한을 특집으로 보도하면서, 아닌 말로 타 종교인에 대한 배려와 형평성은 찾을 길 없다는 스님의 목소리에는 부러움과 시샘이 함께 배어 있었다.

사실 이번 교황의 방한이 우리사회에 하나의 태풍과 같은 역할을 하였다. 태풍이 휩쓸고 지나면 피해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해묵은 쓰레기들도 함께 쓸려나간다. 뿐이랴. 바다 속에도 태풍이 불어주면 산소와 먹이가 충분히 공급되어 바닷물의 부패를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태풍이 오면 물속의 고기들은 춤을 춘다 하지 않던가.

이번 교황의 일거수 일투족이 언론에 의해 확대 공급되면서 검소한 생활 속 이야기까지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는 사이 교황은 어느 샌가 영웅으로 떠올랐다. 그렇게 마치 태풍이 휩쓸고 지나가듯, 이번 교황의 방한은 그동안 지독히 정체되었던 한국사회의 기운을 한바탕 뒤집으며 우리 사회에 큰 화두를 던져주었다.

지금 우리 한국불교의 현실은 어떠한가. 21세기는 파격과 혁신의 시대다. 세계 모든 사상과 철학, 과학 이념들은 진작에 스스로의 틀을 깨고 서로 융합 통섭하면서 무한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아닌 말로 부처님의 진리 외의 이를 보좌하는 제도와 의례는 시대에 따라, 계절에 따라 바꿔 입는 옷과 같다. 어느 누가 한 여름에 두꺼운 솜옷을 입고 땀을 뻘뻘 흘릴 것이며, 어느 누가 한 겨울에 모시 적삼을 입은 채 벌벌 떨며 앉았겠는가.

그렇다. 부처님의 근본정신은 한 치도 훼손하지 않으면서, 시대에 뒤떨어진 온갖 낡은 계율과 제도, 이념은 하루 빨리 혁파되어야 한다. 이번 교황방한으로 우리가 가져야 할 진정한 교훈은 특정 종교에 편향된 정부와 언론에 대한 과감한 지적과 앞으로 우리 불교가 어떻게 변화되어야 진정 모든 국민으로부터 존경 받는 교단이 될지 심각하게 고심해야 한다는 것이리라.

분심이 공부를 하게 하듯, 바로 그 분심으로 부처님의 가르침과 수행의 근본을 다시금 숙고해 보는 새벽이다.

[불교신문3037호/2014년8월30일자] 

보산스님 논설위원·고양 길상사 주지

출처 : 불교신문(http://www.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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